이슬 맺힌 아침

이슬 맺힌 아침

  • 2025. 3. 17.

    by. 이슬 맺힌 아침

    목차

      소셜 미디어의 탈중앙화 – 콘텐츠 보상과 검열 분산화

      소셜 미디어의 탈중앙화가 떠오르는 배경

      소셜 미디어는 전 세계 사람들이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창구로 자리 잡았지만, 동시에 몇몇 대형 플랫폼에 권력과 영향력이 집중되었다는 우려도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소셜 미디어 운영과 데이터 통제 권한을 특정 기업이나 중앙 서버가 독점하지 않고, 블록체인이나 분산 네트워크를 통해 다수의 사용자 커뮤니티가 공동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광고와 알고리즘에 의해 좌우되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사용자 스스로가 콘텐츠에 대한 보상을 결정하고, 검열이나 차단 조치를 분산화된 방식으로 논의하고 실행함으로써 투명성과 참여를 높이는 형태를 지향한다.

      이런 움직임은 대형 플랫폼들이 수익 창출과 자사 정책에 따라 게시물을 검열하거나 사용자 계정을 차단하는 사례가 늘면서, ‘과연 표현의 자유와 정보 흐름을 중앙화된 회사가 독점적으로 통제해도 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용자들이 생성한 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 기업에 비해 정작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수수료와 광고 수익 분배 규칙이 불투명하다는 불만이 커졌다.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 프로젝트들은 이러한 불균형과 검열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블록체인 및 분산 원장 기술을 활용해 운영 구조를 바꿔보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의 작동 방식

      1. 분산 네트워크 기반
        탈중앙화 소셜 플랫폼은 한 회사의 중앙 서버에 모든 게시물과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 대신, 블록체인이나 P2P(Peer-to-Peer) 프로토콜을 통해 데이터가 여러 노드에 분산 저장되고, 콘텐츠를 올라타고 내려가는 과정 역시 분산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서버 장애나 관리자의 임의 조치로 콘텐츠가 갑자기 사라질 위험이 줄어들고, 사용자들이 개인 데이터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2. 콘텐츠 보상 시스템
        대부분의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는 토큰(Token) 이나 암호화폐 보상 모델을 적용한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요‧댓글‧공유 등 반응을 하면, 해당 활동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그 기여도에 따라 토큰 보상이 자동 분배된다. 이는 기존 중앙 플랫폼이 광고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와 달리,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활발한 기여자가 직접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Steemit, Hive 등이 블록체인 기반 보상 체계를 도입한 바 있다.
      3. 검열 분산화와 거버넌스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에서는 게시물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계정을 차단하는 권한이 중앙 서버에 귀속되지 않는다. 대신, 커뮤니티 구성원이 투표나 합의를 통해 문제 게시물을 처리하는 구조를 취하거나,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의 ‘콘텐츠 정책’을 사전에 설정해 자동으로 판정하도록 할 수 있다. 다만 명백한 범죄 콘텐츠나 악의적 스팸을 어떻게 필터링할 것인지, 의견이 엇갈리는 콘텐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난제다.
      4. 사용자 개인정보 통제
        전통적인 소셜 플랫폼은 사용자 프로필, 활동 로그, 위치 데이터를 자신들의 서버에 축적해 광고 타깃팅이나 알고리즘 추천에 활용한다. 하지만 탈중앙화 모델은 사용자 개인정보가 중앙에 묶여 있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의 데이터만을 공개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 예컨대 공개키 암호 방식으로 사용자 신원이나 게시물 서명을 관리하면, 플랫폼 운영사 없이도 인증과 무결성 검증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 사례

      1. Steemit/Hive
        초기 대표 주자 중 하나인 Steemit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게시물을 작성하면,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투표에 따라 토큰 보상을 받는 구조를 도입했다. 다만 Steemit의 지분 집중, 하드포크 문제 등이 발생해 커뮤니티가 Hive라는 새로운 체인을 만들어 갈라져 나갔다. Hive 역시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며, 게시물이나 댓글을 통해 토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
      2. Mastodon
        트위터 대안으로 주목받은 분산형 소셜 네트워크. 블록체인 보상 모델은 사용하지 않지만, 중앙 서버가 없는 연방화(Federation) 구조를 채택해 각 인스턴스별로 운영자가 자율 규칙을 정한다. Mastodon은 검열과 광고 이슈에서 상대적 자유를 추구하지만, 모든 인스턴스가 정책이 달라서 사용자 체감 편의성이 낮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3. Lens Protocol
        폴리곤(Polygon) 블록체인 기반으로, 소셜 그래프(Social Graph) 를 사용자가 스스로 소유하도록 설계된 플랫폼. 사용자가 작성한 콘텐츠와 팔로우 관계 등이 NFT나 블록체인 레코드로 보관되며, 여러 dApp(탈중앙화 앱)이 이를 공유해 다양한 소셜 경험을 제공한다. 핵심 철학은 ‘사용자가 자신의 소셜 그래프와 콘텐츠 자산을 통제한다’는 것이며, 각 서비스가 사용자 데이터를 플랫폼이 아닌 사용자가 소유하도록 한다.
      4. Mirror
        글쓰기와 퍼블리싱을 탈중앙화 방식으로 구현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작성자가 에세이 등을 발행하면 이를 NFT로 민팅하거나 판매할 수 있으며, 독자는 좋아요‧댓글 등 상호작용을 통해 토큰을 획득할 수도 있다. 기존 블로그처럼 중앙 서버가 트래픽과 수익을 좌지우지하지 않고, 작성자와 독자 간 직접적인 경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가 가진 장점

      1.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보상 극대화
        중개자 없이 창작물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광고나 알고리즘 정책에 구속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기여한 가치가 명확히 측정되고, 토큰 혹은 암호화폐를 통해 재무적 보상이 자동 분배된다.
      2. 검열 저항성
        중앙 서버가 존재하지 않거나 다수 노드가 분산 운영됨으로써, 특정 정부나 기업이 전체 플랫폼을 검열하기가 훨씬 어렵다. 게시물이 ‘지워지지 않는’ 영속성을 지니거나, 최소한 합의 없이 강제 삭제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된다.
      3. 데이터 소유권
        사용자 프로필, 게시물, 연결 관계 등 소셜 데이터가 사용자의 지갑 혹은 블록체인에 기록됨으로써, 특정 플랫폼을 벗어나도 소셜 그래프나 콘텐츠를 잃지 않는다. 이는 플랫폼 독점과 ‘락인(lock-in)’ 문제를 완화해, 사용자들이 더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탈중앙화 소셜의 한계와 과제

      1. 확장성과 사용자 경험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트랜잭션 처리 속도나 수수료 문제 때문에 대규모 사용자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제공하기 쉽지 않다. 레이어2 솔루션이나 지분 증명(Proof-of-Stake) 체인 등으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대형 중앙 SNS와 비슷한 수준의 속도와 사용 편의성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2. 검열과 악의적 콘텐츠 사이의 균형
        탈중앙화 플랫폼이 ‘검열 저항’을 표방하지만, 혐오 발언이나 범죄적 콘텐츠까지 무제한으로 허용한다면 이용자와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DAOs나 커뮤니티 투표로 검열 정책을 결정하는 방법이 제시되지만, 실제로 투표 속도가 느리거나 의견 합의를 이루기 어려우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3. 소수 지분 집중 문제
        탈중앙화 거버넌스를 표방해도, 토큰이 소수 고래(large holders)에게 집중되면 결국 의사결정이 왜곡될 수 있다. 이는 전통 플랫폼의 중앙 집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질 중앙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공정한 토큰 분배, DAO 참여 보상 등이 필요하다.
      4. 초기 사용자 유입과 네트워크 효과
        SNS는 유저 풀과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하다. 탈중앙화 소셜이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초기 유저가 적다면 인기가 날 만한 콘텐츠 공급이 부족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일정 임계점까지 유저를 끌어들일 수단(마케팅, 인센티브)이 필요하며, 이는 또다시 자금 조달과 토큰 경제 설계 문제로 이어진다.

      앞으로의 전망과 대중화 가능성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는 현재로서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암호화폐 커뮤니티나 기술 얼리어답터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 정책이나 알ゴ리즘 검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창작자들이 직접적인 수익 모델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일반 사용자들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NFT, 디파이,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가 확대되면,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SNS’라는 기치가 더 주목받을 수 있다.

      한편, 완전한 탈중앙화 대신 부분적으로만 블록체인을 활용하거나, 특정 사안은 운영 위원회가 결정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나타날 것이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무분별한 콘텐츠를 걸러내거나 대규모 스팸 공격에 대응하려면 어느 정도 중앙화된 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규제 당국이 범죄성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介入한다면, 정말 ‘누구도 통제 못하는’ SNS가 과연 지속 가능할지는 논란이 남는다.

      결국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는 기술적‧사회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나, 콘텐츠 보상과 검열 분산화라는 측면에서 신선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레이어2 확장 솔루션, 더 세련된 DAO 거버넌스,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가 보완된다면, 기존 SNS가 독점하던 시장 일부를 잠식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낼 잠재력이 충분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프로젝트와 사례가 축적되며, 누구든지 쉽게 탈중앙화 플랫폼에서 창작‧소통‧수익화를 누리는 시대가 올지 지켜볼 만하다.